카레 만들러 가야할 시간 / 김낙필
죽고싶어
시월이 오기전에 죽고싶어
낙엽의 그림자와
황혼이 떨어지는 선제도 모퉁이
파도 모텔에서 수면제같은 하룻밤
창밖 해변으로 졸고있는 갈매기 무리
봉골레 파스타가 먹고싶어
저 바다 끝쯤에서 비가 몰려오네
황제의 군대가 지나가고
봉춘 서커스단에 불이 꺼지네
그네타던 난장이 봉춘이도 늙어서 죽었다는데
코끼리도 원숭이도 다늙어 꼬부라질꺼야
죽고싶어
무서리 내리기전에 이대로 죽고싶어
노래도 그만, 사랑도 그만, 이별도 그만,
용서도 그만 할래
여기가 그저 오늘......
빨리 일어나서 카레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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