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열무김치와 Miss Baci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3. 29. 09:56








              열무김치와 Miss Baci / 김낙필


              오늘 내 손에서 나는 젓갈,마늘 냄새는

              어린날 엄마 손에서 늘 나던 냄새다

              배추김치총각김치열무김치오이소박이총각김치파김치갓김치

              양배추김치부추김치호박김치 등등‥

              평생 가족들을 먹이느라 양념에 절은 손냄새

              귀갓길 엘지마켓에서 싱싱한 열무 두단을

              겁도없이 사들고 왔다

              TV를 켜놓고 열무포기 밑둥을 하나하나

              손질해 굵은소금 뿌려 애벌 절여 놓는다

              까나리멸치액젓반반 매실액고춧가루마늘양파

              생강설탕소금으로 버무릴 양념을 만들어

              하룻밤 숙성시킨다

              냄비를 꺼내 찹쌀가루를 풀어 멀건 죽이 될때까지 저어가며 찹쌀죽을 쑨다

              이렇게 자정까지 준비하고 내일을 위해 자러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절은 놈을 물에 헹궈 건져놓고

              준비해둔 양념을 넣고 버무리기 시작한다

              정오에 시동인들 모임이 있으니 아침나절에 담궈놓고 나가야한다

               

              손에서 엄마손 냄새가 난다

              평생 김치 담근 손에서 나는 양념냄새

              세면대로 가서 수도없이 비누칠 해가며

              엄마손 냄새를 닦아내고

              향수를 뿌린다

              Miss Baci…

              엄마 안녕~

               

              [역시 부추김치와 파김치가 젤로 담기쉽고

              맛 있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