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밥짓는 남자들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5. 28. 00:27
            >



                      밥짓는 남자들 / 김낙필


                      사냥하고 전투하던 남자들이

                      줄줄이 집에 들어 앉았다

                      산에는 사슴도 없고 토끼도 없어

                      김밥 싸들고 올라가 멍청히 앉아있다

                      빈손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빨래도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밥도하고

                      반찬도 하면서 남자는 집안에서 잔일과

                      전투을 치루는 중이다

                      세상이 뒤집힌건 한 순간였다

                      가재미 눈 뜨는 마누라에 밀려 이렇게

                      안하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되버렸다

                      마누라에겐 통장이 있고 등기권리증이 있고

                      든든한 병사들이 이방저방에 포진해 있다

                      남자는그져 뒷곁 행랑아범처럼 집안 잡일들을

                      묵묵히 보살피고 처리해야 한다

                      근력의 시대는 지나가고 재물의 시대,

                      경제력을 움켜진 여자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돈못버는 남자는 머슴살이라도 해야

                      밥이라도 얻어먹는 꿀꿀한 시대

                      패귄을 줜 여자가 살기좋은 세상이

                      바야흐로 도래한 것이다

                      가는곳마다 만개한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세상이다

                      남자들‥

                      그렇게는 죽어도 못살겠다면 집 나가던지…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때는 몰랐어요 / 김낙필  (0) 2015.06.01
그리움도 병이다 / 김낙필  (0) 2015.06.01
일진 / 김낙필  (0) 2015.05.28
늦바람은 약도 없다 / 김낙필  (0) 2015.05.28
실연 / 김낙필  (0) 201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