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다다랐을때 처녀 몸처럼 따사로웠다
살다보니 인연도 생기고
뭍과 섬의 간격도 생기고
너와 나의 거리는 딱 그만큼 철썩이는 파도의 거리 였나보다
늦은밤 질척이는 소리는 뭍의 소리였고
비오는 날 비파 소리는 섬의 소리 였으니
섬에 오르던날 너는 처녀의 몸으로 나완 상관없이
나를 잉태 했다
따사로은 봄날 냉이순 같은 너를 업고
섬으로 떠났을때가 제일 행복했다
숱한 사람들이 난파선 마냥 뭍에 오르려고 했다
섬의 거리는 성난 파도 였으니
뭍의 거리는 어디쯤 였을까
오늘 돌아서면서 결심한다
섬의 거리는 돌아갈수 없는 간격이라고
그리고 오늘
네가 손짓하는 섬쪽으로
하늘 높은 콘크리트 벽을 쌓기 시작한다
고사리순 같은 너의 귓볼에 대하여
화로같던 네 가슴팍에 대하여
허물던 네 몸에 대하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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