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없다
적도의 겨울은 태양이 기울어 쓸쓸하다
그린란드의 여름은 백곰만 외롭고
나의 겨울은 커텐에 가리워져 어두울 뿐
바람은 별로 없다
망세의 첼로나
마호가니 식탁은 늘 가을 이었고
이미자의 노래에는 비만 내렸다
적도 그늘에 앉아 함박눈을 바라본다
이글루의 벽지에는 온통 붉은장미 꽃밭이다
에스키모 바람방석에 앉아 겨울로 가는
편지를 쓴다
겨울 미루나무 가지끝에 방패연이 달렸다
한증막 굴뚝에 굴뚝새가 고드름을 따 먹고
은하수로 가는 겨울마차에는 나타샤와
흰당나귀의 와인잔 부딪치는 소리뿐
여름 한복판의 겨울은 따스하다
'오이마콘'의 깊은 강물위로
겨울 아이들이 순록옷을 입고 헤엄을 친다
언젠가 다시 겨울이 오면
녹지않을 눈사람을 만들어야겠다
ᆞ
ᆞ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벽 / 김낙필 (0) | 2016.04.20 |
---|---|
사람이 사람인 것은 / 김낙필 (0) | 2016.04.14 |
내일은 나라 말아드시는 분들 뽑는 날 (0) | 2016.04.12 |
오늘은 나 때문에 아프다 / 김낙필 (0) | 2016.04.11 |
군것질 / 김낙필 (0) | 2016.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