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화벽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4. 20. 00:02

 




                      화벽(火壁)

                       

                      도처에 깔린 불륜의 벽이여

                      사랑은 꼭 한번만 하거라

                      꽃도 한번만 꺽고

                      이불도 한 이불만 덮거라

                      숫가락도 한벌 젖가락도 한벌

                      밥그릇도 하나여야 하느니

                      절대 딴 음식은 손도 대지마라

                      버스도 한 버스만 타거라

                      노선을 이탈하면 삼천포 가는길 이려니

                       

                      불륜은 사랑도 아니다

                      분홍글씨를 이마에 새기는 일

                      이 율법이 인간 세상을 지탱하는 법률이니

                      불같은 연애 다시 하지마라

                      그것이 화벽 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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