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죽음보다 깊은 슬픔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7. 6. 30. 05:20


 



                  죽음보다 깊은 슬픔

                   



                  내가 누구라서 이러는가

                  궂은 얼굴로 산을보고 바다를 보고

                  마음을 보는 일이 정녕 나 이던가

                  청평지나 양수리쯤 오면 늘 나를 독대하는

                  천주교 하늘묘역, 빼곡히 늘어난 봉분들을 보며

                  처음 두서너개의 묘지를 애써 기억하듯

                  나이가 들었다

                  무참히 세월이 잘도 갔구나

                  슬픔의 온도는 기쁨의 온도보다 깊고도 차서

                  그 온도를 뎁히려고 무던히 애쓰고 살았지만

                  점점 식어가는 육령의 체온은 어쩌지 못했다

                  내가 누구라서 그러는가

                  기쁨보다는 슬픔을 사랑하고

                  슬픔보다 싸늘한 아픔을 연모한 죄

                  그가 기실 나 였는가

                  산비들기 울음우는 창가에 누워 하늘을 보면

                  거기 환한 빛으로 다가오는 그대는

                  누구였는가

                  나는 여직 길을 찾지 못 하고 헤메고 있다네

                  누구 선자여 내 길을 찾아 인도해 주시게나

                  온 길을 잃어 버리고 헤메는 소경의 발치에

                  반딧불이라도 던져주고 가시게

                  분명 나는 누구도 나도 아닌게야

                  우주에 필연히 던져 떨어진 파편하나

                  희미한 별빛도 아닌 슬프고 어리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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