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버스
명석이와 소래산 산행 약속으로
송내 북부역에서 1시에 만나기로 했다
과천 선바위에서 광역버스 9300번을 타면
30분후에 논스톱으로 송내역에 떨어진다
외곽순환도로를 타기 때문에 선바위역 다음
정차지가 곧바로 송내역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안내 전광판에
9300번 버스 도착 안내가 없다
한참을 기다릴 모양이다
폰을 꺼내 무심히 카톡을 보는데
한치앞 횡단보도에 얼핏 9300번 버스가
신호대기로 서있는게 보였다
얼른 일어나 지나치려는 9300번 버스를
손을 흔들어 세웠다
급히 길가운데서 승차하며 버스 기사에게
불만섞인 한마디를 했다
"아저씨 왜 정차를 안하고 그냥 가시려 합니까"
기사분은 들은척도 안하고 동문 서답이다
"손잡이 꼭 잡아요"
허둥지둥 맨 앞좌석에 앉자마자 안전벨트부터 맷다
곧 외곽 순환도로를 올라설 참이니까
연이어 기사분의 외마디 소리가 귀를 때린다
"안전띠 매세요!!!" 1초간격으로 서너번을
반복한다
이미 앉자마자 알아서 맷구만 왜 그런대ᆢ
백미러로 확인 했는지 조용하다
정신을 가다듬고 천천히 버스 내부를 살피는데
어럽쇼? 차내부에 실내 장식이나 전광판, 안내 글들이 하나도 없네
보통 여러 종류의 안내문이나 악세사리,
표지들이 붙어있곤 했었는데 차내가 휑하니
아무것도 없이 말끔하네?
새차 뽑았나?ᆢ
그것도 아닌데ᆢ 중고차가 분명 한데ᆢ
그런데 백미러에 기사 아저씨가 얼굴이 안 보인다
어라 뭐야 무인 운행이야!!!
자세히 보니 기사분의 앉은키가 너무 작아서
미러에 머리가 잘 올라오질 않는다
이상한 버스는 순환도로에 올라서자마자
150정도를 밟기 시작해 30분 주행거리를
15분만에 날라 목적디 송내역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하차하며 뒷골이 왠지 서늘했다
아저씨 얼굴도 자세히 못보고 내렸다
버스 교통정보에도 안나오고 안내표시 정보에도
없는 유령버스를 타고온듯 하다
신규 운전기사 시범운행하는 버스 인가?
그런데 버스 손님도 달랑 나 하나 뿐이었다
나말고는 아무도 없었어ᆢ
하차후 떠나는 버스 뒷 유리창을 유심히 살폈다
어라 9301번 이라고 써 있네?
그리고 뒷좌석에 승객들 머리도 보이는것 같은데
이게 뭐지.......????
<산행 잘 마치고 전철타고 무사히 집에 당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