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
살아보니 알겠다
사는 일이 별볼일 없다는 것을
밥먹고 뒷일보고
졸리면 쭈그리고 자고
비 오든 바람 불든
상관없이 살아간다
가끔은 내숭도 떨고
가끔은 슬퍼져서 울고
해해닥거리며 다시 웃고
그리 살아가는 일이 무에 어려울까
생쑈를 하며 어렵게 연기하는 일이
더 바보같은 일이다
살아보니 알겠다
미워할 일도
서운해 할 일도 없다는 것을
이제사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동안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이
제일 힘들었다
가슴뛸 때 혼란하고
증오할 때 속이 쓰리더라
그것 말고는 별로 어려운것 없었더라
살아보니
산 것이 꿈만 같더니
살아내니 그것도 순간이다
그래도
외로울 때 등불하나 밝혀줄
그대 하나는 있었으면 좋겠다
ᆞ
ᆞ
<201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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