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취중진담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7. 8. 10. 22:53


 



                  취중진담



                   

                  살아보니 알겠다

                  사는 일이 별볼일 없다는 것을

                  밥먹고 뒷일보고

                  졸리면 쭈그리고 자고

                  비 오든 바람 불든

                  상관없이 살아간다

                   

                  가끔은 내숭도 떨고

                  가끔은 슬퍼져서 울고

                  해해닥거리며 다시 웃고

                  그리 살아가는 일이 무에 어려울까

                  생쑈를 하며 어렵게 연기하는 일이

                  더 바보같은 일이다

                   

                  살아보니 알겠다

                  미워할 일도

                  서운해 할 일도 없다는 것을

                  이제사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동안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이

                  제일 힘들었다

                  가슴뛸 때 혼란하고

                  증오할 때 속이 쓰리더라

                  그것 말고는 별로 어려운것 없었더라

                  살아보니

                  산 것이 꿈만 같더니

                  살아내니 그것도 순간이다

                  그래도

                  외로울 때 등불하나 밝혀줄

                  그대 하나는 있었으면 좋겠다

                  <201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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