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쿰쿰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6. 5. 12:17


 



              쿰쿰



               

              꽃무늬 커텐이 바람에 흔들린다

              햇살무늬가 삼나무 계단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나른한 초여름 오후

              세상의 끝처럼 고요한 날에

              수잔은 식탁에 앉아있다

              푸른 녹음속으로 새울음 울때

              Tom이 12년만에 귀가했고

              식구들은 가족회의에서 서로 다투며 싸웠다

              계단에서 해바라기하며 졸던 쿰쿰이 놀라서 깼다

              사람들이란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어

              쿰쿰은 어슬렁어슬렁 밥그릇을 찾아 뒤뜰로 갔다

              Tom은 그 다음날 미아리 Gay촌으로 다시 돌아갔다

              수잔의 고향 미아리ᆢ

              쿰쿰은 사료 먹는것이 싫어서

              수잔처럼 밤마다 동네를 배회했다

              수잔의 컨데이너 집에는 밤마다 선풍기가

              늘 혼자 돌았고

              몇년후 신춘문예에 당선된 Tom은

              연극 시나리오를 쓰는 극작가가 됐다

              그리고 톰은 미아리 게이촌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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