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수가 바람을 피울때
뱃속으로 긴 물길이 터졌다
아라비아 뱃사공이 노를 젓고
아프리카 원주민이 탑을 쌓는다
뱃고랑으로 곡식 천만섬이 소화되고
똥이 쌓여 태산이 되었다
참외가 익고 무화가가 익고
뱀딸기에 살구까지 온통 씨가퍼져 낙원이 되었다
뱃구렁에 바다 고기가 살고
귀신고래의 뱃속에는 우주가 산다
나는 강줄기를 먹여 살린다
여울목은 내가 앉아 사랑하는 뱃고랑
그 아래로 아래로 탯줄이 흐르고
명치끝에서 아재의 아쟁 긁는소리가 난다
도시에서 두늙은이가 낙엽을 태운다
불자동차가 난리가나고 공무원들이 뛰어왔다
도시가 홀라당 탈뻔했지만 낙엽타는 냄새가 좋았다
그렇게 물길이 하천을타고 강하류로 빠져나갔다
뱃사공과 원주민이 악수를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창수가 비상계단에서 바람을 피울때
늦봄 개복숭아는 철도없이 익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