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자
며칠째 여자는 씻지도않고 먹지도 않고
캔버스앞에 앉아있다
떡칠한 그림이 누워있다
재털이에는 담배꽁초가 오봉이다
언더락 럼주 잔에 잿빛 부유물이 떠있고 바이올렛
녹색잎이 말라 비틀어졌다
여자만 살아있고 사방이 다 죽어있다
그리다 만 그림들이 여기저기 나동그라져 있다
여자는 죽어지지 않는 그림을 그리다 죽을 셈이다
그럼 '고흐'가 웃을 것이다
병신ᆢ러시아산 권총 한자루면 족할텐데 뭘 망서려
죽고나면 네 그림도 명화가 될텐데 말야
다음날 화실은 불에 타버리고 그림 한점 남지 않았다
'고흐'가 낸 불에 여자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며칠후 여자는 돌맹이에 묶인채 호숫물에서 발견 되었다
'고흐'가 춘자를 꼬드겨 죽였다고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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