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경마공원역에는 좀비가 산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9. 5. 6. 10:42

 



                경마공원역에는 좀비가 산다


                 

                주말 경마공원역 시커먼 아저씨들이 타면 술냄새도

                나고 먼지냄새도 나고 천철안 공기가 찌든 냄새로 확 바뀐다

                허가낸 투전판에서 돈잃고 마음도 잃고 갈곳도 잃은듯

                눈에는 촛점들이 없다

                이들에게서 뺏은 돈으로 흥청망청 경마장 사람들은 자칭

                신의 직장이라 말한다

                4호선 경마장역에는 저녁무렵 사람닮은 좀비들이 탄다

                사당역에서 이들은 다시 우르르 제갈길로 흩어진다

                이수역부터 다시 공기가 새로워 진다

                검은 옷에 검은 모자 검은 얼굴의 경마 중독꾼들

                이들의 허망한 꿈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4호선 경마공원역에는 오늘도 탈탈 털리고 돌아가는

                좀비닮은 사람들이 우루루 전동차 안으로 밀려들어온다

                말갈귀 냄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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