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점사 고깃집
교대역 14번 출구로 나와서 50미터쯤 가서 서초당약국을 끼고
오른쪽으로 꺽어들면 일점사 양념소갈비살, 등심집이 있다
1.4키로에 오만구천원 4명이 실컷 먹는다
계란후라이, 라면, 빈대떡, 야채셀러드는 무한리필 이다
동창생들 모두 노땅이라 통풍,고지혈, 당뇨, 혈압, 코레스톨,
뇌영양제 약을 골라서 복용한다
그래도 3개월에 한번 만나는 이날 만큼은 고질병에 상관없이
마구마구 육고기를 섭취한다
먹고죽은 귀신은 때깔이라도 좋다고 킥킥 거리면서 말이다
유통기간 만료를 앞두고 아프지 말자고 서로 다독이지만
어디 그게 맘대로 될 일이던가
자다가 떠나는 놈
병원신세 지다 떠나는 놈
질긴 목숨 누가 먼저랄것 없이 어느날 먼지처럼 사라질
운명이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ᆢ놀러가자! "
가 오늘의 주제였다
우리가 누구인가 최루탄 세대ᆢ
공부는 커녕 일년에 반이상은 휴교 경제원론은 10페이지도
못나가고 종강했다
월남에서 중동에서 사대양 오대주를 누비던 물산 영업사원들이
달러를 긁어 모았다
오늘의 경제대국을 이룬 장본인들 이다
그런 몸뚱이들이 다 쪼그라들고 여기저기 아프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고 자식 잘키우고 잘 살아냈다
그래서 삼개월에 한번 일점사 고깃집에서 만나 고기먹고
스타벅스 커피먹고 삼개월후에
다시 보자며 헤어진다
그런데 모이는 숫자가 점점 줄어든다
마지막 한놈은 누굴지
혼자
고기 먹으려면 쓸쓸 하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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