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虛 하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7. 13. 07:48

虛 하다

냉장고와 냉동실이 꽉차 틈이 없다
냉동실 문을 열자 얼음 한 덩어리 느닺없이 떨어져
발등을 찍었다
전치 2주다
이런데도 매일 양손에 뭔가를 들고 들어가는 뿌듯한 상실감
채워도 채워도 들어가는 냉장고는 괴물이다
이러다 냉장고가 고장이라도 나면 살림 끝장이다
몽땅 쓰레기가 되는 내 욕심 욕망 덩어리들
먹지도 못할 것 쟁여놓고 늘 뿌듯한 허기만 먹는다
오늘도 코끼리 한 마리 냉장고로 들어간다
그래도 여전히 虛 하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0.07.15
통증  (0) 2020.07.13
못 잊겠어요  (0) 2020.07.12
바람  (0) 2020.07.11
극과 극의 나라  (0) 2020.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