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한때 우리가 뜨거웠던 시절
바람은 늘 남쪽에서 불어왔다
지천명에 지치고 힘든 나날에는
누군가가 필요해서 그 누군가를 찾아 헤맸다
똑같은 위로가 필요할때
북쪽에서 바람이 불어와서 순순히
바람을 피웠다
슬프고도 맹목적인 위로는 불륜이란 주홍글씨를 상대방의 가슴팍에 새기고 상처만 남긴채 떠나갔다
바람은 누구에게나 불어 오는것
바람을 안든지 등지던지는 각자의 선택 사항이지만
죽을만큼 힘들때 찾아온 바람은
은혜로운 바람이다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불행한 종말을 맞지만
그때는 나자신보다 서로를 사랑했노라고 말한다
바람은 죽음을 생각할때 生을 일으켜 세우는 위안이고 위로이기 때문에 축복이다
사람은 죽도록 외로울때 일을 낸다
죽거나, 바람 피우거나ᆢ
애를 낳고, 키우고, 다 자라면 외로워져 바람 피우듯이
바람의 향방은 아무도 알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