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립의 계절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9. 30. 20:54

고립의 계절

외톨이가 되는 것
어울리지도 못하고
조력조차 받을 수 없는 지경
혼자라는 것은 죽음과 같다
계절은 우울하거나 찬란하거나
상관없이 흘러간다
장마가 그러하고
폭설이 그러했다
한 마리 고라니가 눈밭을 방황하듯
삶은 늘 정처 없다
누우면 천정에서 하염없이 찬비가 내리고
계절이 바뀌어도 홀로 된다는 것은 고립이다
오늘 폭설이 내렸고
필레약수 뒤편 산길에서 길을 잃었다
이듬해 봄,
진달래 필 즈음에도 방랑자는
귀향하지 못했다
조그만 무덤 앞에는 치자꽃 두 송이가 피어났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이브라함 페레르' 노래처럼
사랑은 무모한 짓일지도 모른다
혼자 노는 법을 배워야겠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력을 넘기며  (0) 2020.10.03
그렇게 살고 있을거야 다들  (0) 2020.10.02
순번  (0) 2020.09.29
모모山의 전설  (0) 2020.09.28
그대가 온다  (0) 2020.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