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렇게 살고 있을거야 다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10. 2. 10:30

그렇게 살고 있을거야 다들

사연마저 없는 이가 있을까
저마다 가슴속에
사연 하나씩은 심고 살겠지

때로는 울 수 없어서 가슴만 젖고
때로는 숨고 싶어 가슴만 태우는
그런 속앓이 하나쯤
가슴 한편에 품고 살겠지

산다는 게 녹록지 않아
쉽게, 쉽게 살 수도 없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허망해서
애탈 때가 한두 번 아닐 테지

그렇게 살다 보면
세월은 어느새 서리 내리고
문뜩 어느 날
'회심곡'이 맘에 와 닿는 날
그날은 저무는 저녁놀조차
예사롭지가 않을 거야

살다 보면 그렇게 혼자 지쳐서
술 한 잔 놓고
넋두리만 웅얼거릴 때
사연들은 깊이깊이 속으로만 숨고
살면서 사연 없이 사는 이가 누구 있으려고

누구든 저마다
말 못 할 사연 하나쯤은
깊은 속에 묻어두고
웅웅 거리며
그렇게들 아마 살고 있을 거야

어디 나만 그렇겠어
다들 그렇겠지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에게로 가는 길  (0) 2020.10.04
달력을 넘기며  (0) 2020.10.03
고립의 계절  (0) 2020.09.30
순번  (0) 2020.09.29
모모山의 전설  (0) 2020.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