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허쉬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1. 23. 06:12

 

 

 

 


외롭다
외로움이란 마지막 사치
풍요와 열락을 뒤로하고
뒤안길에서 주춤할 때
한기처럼 쳐들어오는 적군의
칼날 같은 흉기
그 외로움마저 행복하다면
그대는 高手

외롭다 말할 때가 수행의 시작
수도자의 가슴은 고해
골짜기가 깊을수록 득도
도는 닦을수록 무념무상
무심천을 건너 열반
무릉도원 바둑판의 흰 돌처럼
차가운 가슴은 역마

외롭다고 하지 말고
죽는 날까지 열심히 사랑하고 미워하고

용서하며 살기를
오늘도 새벽부터 자정까지 부서지게 일하는

들이 들으면 욕한다
욕먹는다

외로움이란
잘난 자들의 투정
있는 자들의 거만일 뿐이다

티 내지 말고 조용히 살자
너무 사치스럽게 굴지 말고
타인을 사랑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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