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無明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3. 1. 09:55

 

 

 

 


누운채로 텅빈 천장을 보며
한나절을 보내 보시라
눈꼬리로 슬며시 흐르는 눈물의 의미는
모르겠다
뜻도 모를 의미
아, 말할 수 없다

음악이 흐르고
몸이 흘러가고
정신이 흘러가서 닫는 곳은
요연한 허공의 세상
둥둥 떠 다니는 시공에서
눈을 감고 있다
아, 여기는 어디인가

한나절이 가고
다시 한 나절을 보내면
끝도 없는 무념의 시작
첼로의 음률이 뼈를 깎는다
건반의 두드림은 통한의 울림
몸을 타작해 얻는 것은 고작
낱알도 아닌 무명
이대로 우주를 빠져나가면
어디에 이를까

천장의 소우주는 블랙홀
나는, 한낱 먼지일 뿐
머무는 곳마다 해가 지고
무심한 곳마다 검은 강이 흐르네
무심한 바람소리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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