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松廣寺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4. 2. 08:15

 

 

 

누가 나를 물으면 잘 있다고 말하시게 

송광사 뒤뜰을 걷다 만난 사람
징검다리 건널 때
뒷모습 바라보던 사람  
모두 전생의 인연이라 송광사에서 만났네  
 
억겁 인연은 부처님의
손바닥 안이지만
미물이다 보니 환하게
웃었네  
 
스님 한분 내려가시네
보살 한분 올라오시네
송광사 뜰악에
봄 손님 가을 손님 오르내리고
세월도 함께 흐르고 내리네 
 
환생한 삽살개
너는 어느 골에 누구였드냐
부처의 자비에
송광사 스님의 반려가 되었으니
큰 은덕이 아니더냐  
 
나야 송광사 스쳐가는 여느
바람이려니
아무것도 아니다  
 
뒤뜰 퉷마루에 앉아
글 한 자락 놓고 가니 부디
불쏘시게로 쓰시게나 
 
송광사야 성불하시게
나는 무저갱 벼랑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네  
 
하얀 구절초
언덕에서 아미타불
정토를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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