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뒤뜰을 걷다 만난 사람 징검다리 건널 때 뒷모습 바라보던 사람 모두 전생의 인연이라 송광사에서 만났네 억겁 인연은 부처님의 손바닥 안이지만 미물이다 보니 환하게 웃었네 스님 한분 내려가시네 보살 한분 올라오시네 송광사 뜰악에 봄 손님 가을 손님 오르내리고 세월도 함께 흐르고 내리네 환생한 삽살개 너는 어느 골에 누구였드냐 부처의 자비에 송광사 스님의 반려가 되었으니 큰 은덕이 아니더냐 나야 송광사 스쳐가는 여느 바람이려니 아무것도 아니다 뒤뜰 퉷마루에 앉아 글 한 자락 놓고 가니 부디 불쏘시게로 쓰시게나 송광사야 성불하시게 나는 무저갱 벼랑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네 하얀 구절초 언덕에서 아미타불 정토를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