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을 향기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4. 12. 11:35

 

 

 

노을 향기

 


세상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유혹해도
침묵하는 향기가 있다
꽃이 없는 나무
바오밥 나무처럼 거꾸로 서서
땅만 바라보는 천년 고독
천국의 새가 날아와 노래하는
황혼의 저녁
노을 향이 황금 연못처럼 깊다

향기가 없는 사람이 더 맑고
더 깊더라
꽃은 열흘이면 지지만
사람의 향은 백 년을 가야 하느니
노을의 향기는 또 억겁이려니
꽃의 향기를 부러워마라
벌 나비는 잠시 잠깐 들러가는 객 손님
나는 노을 향에 취해
향기도 없는 백년손님...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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