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무 일 없는 듯이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4. 13. 10:06

 

 


 [아무 일 없는 듯이]

 


사람들은 저마다
참을 만큼의 고통을 즐긴다
곧 죽을 듯싶은 아픔도
감내 하리란 걸 이미 알고 있다
 
마음이 허물어져 내릴 때
이미 비상구를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곧 타협이란 장치를 가동한다
그리고 아무 일 없는 듯이
고통 전으로 유유히 돌아간다 
 
사람의 사랑은
상처를 견딜 만큼만 발을 디딘다
감내할 수 없음을 알 때
묵묵히 돌아선다
 
그래서 인간의 사랑은
반드시 그 끝이 있는 것이리라 
이별 또한 그런 타협일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종류의 사람이고
그런 인간일 것이다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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