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린 오후 / 나의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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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10. 24. 00:38
기적
내가 우주 안에 있다는 것은 기적이다
티끌보다 적은 개체이지만 우주의 구성원이라는 게 신기하고 놀랍다
영원히 살아남은 유전자는 죽어서도 우주를 떠 돌 테고
또다시 환생하는 날은 어느 별에서 무엇으로 올지 궁금하기도 하다
지은 죄가 많아서
소로 태어나도 어쩔 수 없다
돌멩이로 태어나도 어쩔 수 없다
바람이 되어도 괜찮다
강물이 되어도 괜찮다
영원히 떠도는 별똥별이라도 괜찮다
모두가 예쁘고 은혜롭다
오늘은 뜬금없이
내 골방이 아닌 무한한 우주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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