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의 이중생활
저널리스트 요코는 파리에 산다
요코는 올해로 43세 다
출판사에 다니는 제이크라는 영국 남자와 함께 산다
도쿄에서 좋아했던 남자 친구 마키노가 찾아왔다
함께 마드리드에 가서 살자고 한다
요코는 갈등한다
마키노는 클래식 기타리스트다
지금 공연장에서 가을 소나타를 연주한다
세느 강변에 촛불이 켜졌다
테러로 숨진 사람들을 추모하는 의식이다
29명이 폭탄 테러로 숨졌다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끔찍한 사건이 지난달 일어났었다
요코의 신문사 친구도 이때 죽었다
요코는 제이크와 마키노 중 한 사람을 선택할 수가 없다
두 사람 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의 손을 놓을 수가 없다
파리는 지금 가을이다
아파트 창가에 바이올렛이 보랏빛 꽃을 피웠다
멀리 세느 강변에도 가을빛이 완연하다
양고기 스튜를 만들다가 불현듯 초밥이 먹고 싶어진다
마키노의 연주회에 다녀왔다
그의 기타 선율은 신묘하고 감미로웠다
제이크는 뉴욕 출장 중이라 그와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
그의 향기는 늘 신선한 풀잎 냄새처럼 청량하다
제이크는 양털 냄새가 났다
여름과 겨울의 계절 냄새가 다르듯 두 남자 사이의 계절은 신비하다
요코는 뉴욕으로 가서 아이를 낳았다
제이크는 아내가 마키노의 여자임을 눈치채고 요코를 버렸다
세월이 흘렀다
어느 날 공연차 방문한 센트랄 파크에서 마키노와 5년 만에 조우했다
그도 이미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그는 마키노를 따라 도쿄로 돌아갔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밀회를 즐긴다
그녀의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사랑을 나눈다
요코는 불행한 듯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