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죄른 짓는 일입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귀 기울이게 하고
달빛 창가에 요요히 서게 하고
빗속을 미친놈처럼 싸다니게도 하고
별빛을 손에 담아 셈하게도 합니다
사랑은
멍하니 들길을 허적허적 헤매게도 하고
풀잎에 달린 물방울을 툭 건드리게도 하고
가슴을 시도 때도 없이 두드려 먹먹하게 해 놓기도 하고
먼 하늘을 시름없이 바라보게도 합니다
그리고 사랑은
나를 고통스럽고 죄스럽게도 만듭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가슴을 뺏고 뺏기는 일이고
서로를 훔치고 잃어버리는 일이며
서로의 마음을 찌르고 찔 리 우는 일이니까
사랑하는 일은
그렇게
그런 죄를 짓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일도 죄를 짓는 일이란 걸 여직 나는
까맣게 모르고 살았습니다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