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젠 삶에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7. 7. 07:43

 

 

이젠 삶에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한 때는 삶에 많은 것이 필요 했습니다
집도 필요했고, 차도 필요했고,
돈도 많이 필요해서
벌어 들이느라 엄청 노력 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는
그 것들을 소비하느라 평생을 보냈습니다

사람들은 아직도 더 벌어 쌓아 놓느라 고생합니다
곳간에 더 많이 모아 두려고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갈 때 지고 갈꺼냐고 비난 하면서도
그 축적의 탐욕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저는 지금 그렇습니다
옷도 더 필요치 않고
신발도 지금 있는것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먹을 것도 냉장고 속의 것이면 족합니다
돈도 딱히 어디 쓸 일이 없습니다
자장면 값에 인스턴트 커피 한잔 값, 버스비 정도면
불편 할 일이 없습니다

요즘 제게 필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저와 자장면을 함께 먹어줄 사람이 필요하고
차를 마시며 담소해줄 사람이 필요 합니다
같이 그림 그릴 사람이 필요하고
같이 노래할 사람이 필요하고
천변을 같이 걸어줄 사람이 필요 합니다

이제 내 삶에 많은 것들이 희미해져 갑니다
세상 모든 것의 가치가 무의미해져 갑니다
나 역시도 존재의 의미가 한없이 초라해져 갑니다

재물 같은 건 쓸데가 없어졌습니다
적조할때 내 곁에 있어줄 친구같은 사람이 훨씬 더 필요해질 때가 된 것이죠

사람은 군중속에서 혼자가 될때
제일 외롭고 두렵다고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 인가 봅니다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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