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렇게 마지막 詩를 짓는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1. 4. 09:59



나는 고상한 단어들을 싫어한다
詩的 기교를 부리는 것도 싫다
일상 쓰는 편한 언어들을 사랑한다
한 때는 잘못된 思考로 고급스러운 언어로 겉 멋을 부려보기도 했지만 위선이란 걸 알았다
죄스러웠다
그 후론 고상한 단어들을 버렸다
평범하고 쉬운 단어들을 택했다
그리고 나서 글도 마음도
편안해졌다

나의 시가 쉽고 평범해 보이는 이유다
평가는 온전히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의 몫이다
한 명의 애독자가 남아있는 한 글을 쓸 참이다
내 고집이자
내 알량한 자존심이다

열차가 종착역으로 들어서는 중이다
온 그 먼 길을 돌아가기는 이미 늦었다
마지막 한 편의 시를 짓기 위해 먼 길 떠나왔다
시는 돌아갈 수 없다
절망과 희망이 운명이기 때문이다

한 살 배기의 옹알이 같은 글을 쓰고 싶다
그렇게 종착역에서 詩를 짓는 일이 시인의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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