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방콕 중입니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1. 4. 13:26



삼 일이 지나자
인후통이 서서히 목을 조여왔다
침을 삼킬 때마다 통증이 밀려왔고
뜨거운 가래가 끓었다
다행히 고열은 없다
마른기침이 제일 힘들다
교활한 놈이다
사람을 천천히 가지고 논다

모처럼의 독서 주간이다
누워서 책을 보고 음악을 듣는다
넷플릭스 영화도 본다
위문품도 도착했다
격리 중인 사람은 홀로 평안하다
밖은 연일 강추위다
그러나 나의 전열 침대는 따듯하다

유산소 운동을 못해
근육이 많이 유실될 것이
걱정이다
4차까지 맞고 동절기 백신까지 접종 완료했지만 걸려들고 말았다
언젠가는 올 거라고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결국 성근 거미줄에 걸려버렸다

커피숍이나 외식을 끊지 않고서는 자유로울 방법이 없었다
입을 닫고 말하고 먹을 수는 없으니까
마시면서 먹으면서
웬 말들은 그리 많은지 들

삼 년 넘게 잘 버텨왔는데 결국 확진이다
오늘도 감염 수칙대로
나는 방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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