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 달만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1. 4. 10:43


한 달만 같이 살아 봤으면 좋겠다
평생을 족쇄 차고 보내고 나니
사랑하는 법도
연애하는 법도 잊어버렸다
한 달만 다시 사랑해 보자

섬 마을에서 해삼 멍게 잡으며
그렇게 한 달만 넋 놓고 살아봤으면 좋겠다
바지락 캐고 소라 잡고 통발 놓고 그렇게
생각 없이 살아봤음 좋겠다

이미 다 지나가버린 세월이니
한 달 쯤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그러다
한 달 되는 날
쪽배 타고 바다 멀리 나갔다가
안 돌아오면 될 일이다

그렇게 한 달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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