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을 마치고 들어온 날
게임을 치르고 들어온 날
만신창이 몸으로 너를
껴안으면 내 몸도 피 투성이가 된다
격투가나 킬러의 육체는 늘 홍등아래 그늘처럼 붉다
섬세한 정육의 갈기마다 바람이 들어와 산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턱이 으스러질 때 비로소 하루의 전쟁이 끝이 난다
밤새 어루만져 상처의 독을 지우고 새벽의 길을 가는 우리
生은 푸른 문신처럼 가학적이고 서늘하다
나의 피투성이 그대여
내 안으로 오라
나의 피와 살을 나누리니
곱디고운 시절로 우리 다시 돌아가자
우리 삶이 고달파도 우리는 사랑하지 않는가
다른 쾌락 말고 이 사랑만 먹고살자
그리고 조용히 품에 든 칼을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