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핸드폰이 책인 시대
책이 핸드폰인 시대
햇살 기우는 오후
공원 벤치에 앉아 책 읽는 여자가 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전동차 안이나 버스에서 책 읽는 사람들이 더러 존재했었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책 읽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다
휴대폰 때문이다
핸드폰 화면에 목을 매고
모두 자라목에 목 디스크에 시력마저 잃어가고 있다
마녀의 요물에 정신이 다 팔려버렸다
여기 책 읽는 여인이 그래서 아름답다
햇살과 바람과 출렁이는 잎새들 사이로
책과 여자가 풍경이 된다
책은 역시 책갈피가 넘기는 맛이 있어야 좋다
본격적인 여름의 입구 소만(小滿)이다
그늘이 좋아지는 한 낮 한가로운 풍경이 되어준 그대가 고맙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