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이름표는 자유다
먼 우주에서 내 푸른 소맷자락 까지 닿아
소멸하지 않고
태곳적 쥐라기 공원의 바람으로
내 집 방 문을 두드릴 때
바람을 진정 사랑하는 까닭이다
쉼 없이 방랑하는 행보가 부럽고
시작과 종착역이 궁금하지 않아 그 또한 좋다
바람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리움이란 향기를 품고 있는 까닭이다
사유 깊은 삼나무숲 그늘에 앉아
바람의 손을 잡아보면 안다
그 결이 얼마나 따듯하고 보드라운지
질곡 한 인생 귀퉁이에서도 그의 손길은 늘
할머니 손처럼 온화하다
한바탕 폭풍 같은 정사 후 몰려드는 나른함의 극치 나르시즘처럼 달큼하다
바람이 화나지 않길 염원하며 산다
그 바람을 닮고 싶은 까닭이다…<rewrite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