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강으로 흐르는
계절이 오면
깊은 잠에서 깨어
하늘 오르는 기지개를 켜고
몸에는 물이 거슬러 오른다
사랑을 하자며 꼬드기는
초록이 유혹을 해대고
솜털같이 훈훈한 바람이
겨드랑이를 간질이며
마른 입술에 입맞춤을 한다
발끝으로 다시
충만한 생명이 살아나
유월의 손자락을 잡고
들길로 나서면
생이 미루나무 잎처럼 푸르르다
자갈 바닥이 보이던
혈맥이 다시 살아나 박동을 하고
이쯤엔...
다시 사랑을 시작해도 좋겠다
오지 않을 사람을
찾아 나서도 좋고
떠나간 사람을
소리쳐 불러도 상관없을
은혜로운 유월이여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손을 잡고 들판으로 나서자
그리고 푸른 유혹을
모르는 척 기꺼이 맞이하자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