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너 차례의 새벽 안개가 지나갔어요
양수리 허리를 타고 내려와 팔당댐 하류에 앉아
독한 양주를 마십니다
인생을 다 산 듯한 여인과 술을 마십니다
담배 연기는 물안개와 섞여 머리를 풀고 예봉산 쪽으로 올라갑니다
강가 자갈밭에 누워 한숨을 잤습니다
해가 중천에 떴을 때 깨어보니 여인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녀를 본 적은 없지만
사는 내내 잊혀지지 않습니다
머리를 푼 것은
안개였을까요
사람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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