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돌멩이의 사랑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1. 12. 10:43



세상 모든 것들이
잊혀지고 사라진다 해도
못 잊을 그대는 여전히
내겐 화석이고
벽화이고 문신 입니다

수많은 계절들이 흘러가고
수많은 별들이 은하수 저편으로 사라져도
나는 잊지 못합니다
그런 당신 입니다

지금쯤
늦은 저녁을 드시는 오늘이
행여 힘드셨나요
대한 추위가 콜록입니다
행여 그 뜨거운 고뿔은 걸리지 않으셨는지요
전동차 안은 기침소리로 요란 합니다

우리가 헤어진지도
아주 여러해가 지나갔습니다
그래도 추억하는 이유는
잡초같은 나를 온전한 나무처럼 소중히 품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저 길가에 버려진 돌맹이 같았는데 말입니다

시들어가는 저녁 즈음
다시 집을 찾는 산새처럼
귓가에 속삭이는 그대의 숨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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