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흐린 날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1. 16. 08:54



흐린 날
흐린 글을 쓰고
흐린 밥을 먹고
흐린 풍경을 본다

흐린 생각을 하고
흐린 음악을 듣고
흐린 그림을 그린다
온통 흐린 내가 된다

망각의 강을 건너려면
노를 천천히 저어야 한다
느리게 흘러가야 한다
강 끝 벼랑은 황천이다

흐리고 느려서 암울한 날
망월사를 오른다
거기 산사 풍탁소리를 들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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