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은 누구이며
바람은 어디서 왔는지 일 길이 없다
이승과 저승은 누구의 경계이며
신은 어느 마을에 사는지 알 길이 없다
너와 내가 만나고 헤어지는 일 또한
태초에 정해졌던 일이었는지도 알 길이 없다
오늘 내가 가는 길이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
내가 밟고 서 있는 자리가
허공인지 땅인지도 알 길이 없다
그렇게 의문 투성이로 백 년 가까이 살다가
사라지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꽃은 피고
사람들은 오고 가고
세상이란 곳 한 복판에 서 있다
알아서 뭘 하리
알려고도 하지 말자
그냥 오늘은 먼 산 바라보면서 막걸리나 한 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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