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애모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4. 25. 13:12



내 인생에 들어와 詩가 되어준 사람
날 먹이고 입히고 씻기던
그 사람이 떠나 버렸다
사랑이 식어서였을까
마지막 나의 몸 치수를 재고 옷을 만들다가 떠났다

어디쯤 가고 있을까
외롭지 않을까
적막하지는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한다

잊고 살고 있을까
아직도 내 옷을 짓고 있을까
내 방을 꾸미고 계실까
바늘귀는 잘 꿰고 계실까
떠나서도 늘 내 곁에서 맴을 돈다

지금쯤 화가
풀리셨으면 좋을텐데
괜한 걱정을 하며 속을 태운다
그러다 그러다
동지섣달 긴긴밤이 지나가면
또 봄이 온다

떠나던 날에도 종일 비가 내렸는데
오늘도 진종일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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