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디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6. 9. 09:03



창밖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에 뽕나무가 있다
가지마다 오디가 주렁주렁 열였다
가지를 흔들고 털어 오디를 주워왔다
몇 개는 입안에 넣고 옛날 유년시절을 기억해 낸다
달콤하고 은은한 오디향이 달큼하다

작년에 담가 놓은 오디酒
재 작년에 담가놓은 오디酒
재 재작년에 담가뒀던 술
아끼느라 담가만 놓고 먹어보질 못했다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이 생각난다
올해는 먹어봐야겠다

풀숲에서 떨어진 열매를 줍다 보니 여기저기 가렵다
모기가 손등 발등을 여기저기를 깨물어 버렸다
버물리 겔을 바르고 진정시켰다

엊그제는 앵두 술을 담그고
오늘은 오디술 담그고
사월엔 살구酒도 담갔는데
담글 줄만 알지 먹을 줄을 모른다

세월아 네월아 오디가 익어 단내가 나는 유월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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