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름향기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6. 7. 09:12



오늘 한낮
햇살에서 여름 냄새가 나요
해 그림자에서도
아스팔트에서도
바람에서도 여름 냄새가 납니다

태양 볕을 가리려고
양산을 많이 쓰고 다니네요
하늘에 뜬 구름도 더워 보이고
산책하는 개들도 헉헉 거립니다
완연한 여름입니다

분수대에 물냄새가 퍼지고
작렬하는 오후의 태양이
백합의 머리도 숙이게 만드네요
어디선가 불어오는 이팝꽃 향기는
여름 향기 맞네요

하늘에 떠가는 비행기가
긴 꼬리구름 여운을 만들고 갑니다
도서관 창가 샐비어 꽃이
여름 태양을 영접합니다
책갈피에서도 여름 냄새가  나는 듯싶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천변 미루나무 한 그루가 거센 바람에 쓸어질 듯
부대끼는 여름입니다
강변 청둥오리가 돌멩이 위에 올라와 일광욕을 합니다

적막한 나의 올여름만 유난히 추울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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