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청년 김민기가 죽었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7. 23. 00:13



오늘 바라본 하늘은 온통 비구름 뿐이었다
수양버들이 바람에 춤추고 가느다란 이파리가 떨어진다
나무 위로 무수한 잠자리 떼가 유영한다
시냇물은 바람과 자기 살을 섞어
유유히 여울목으로 간다

오늘 청년 김민기가 죽었다
유신시대 청년 문화를 이끈
공연 예술계의 대부
나는 뒷 것이라고 자신을 낮은 곳으로 칭한 학전의 대표
아침이슬, 상록수의 작곡자
죽기 전 주변 사람들에게 늘 고맙다는 말을 달고 산 사람

세상이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예술을 사랑하고 신봉했던 사람이다
참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살고 간 사람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애도 속에
김민기가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이쯤에서 왜 갑자기 천상병 시인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웃음이 닮은 아름다운 세상을 살고 간 사람들이다

하얀 국화 속으로 영정 사진이 활짝 웃고 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미의 전쟁  (8) 2024.07.25
둔황  (4) 2024.07.24
매미소리  (0) 2024.07.22
嗚呼痛哉는 무슨  (0) 2024.07.21
isle seat  (0) 2024.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