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누워서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1. 12. 10:52

 



                누워서

                 

                생각한다

                한가한 날엔 늦도록 등따신 이불속에서

                클레식해서 과분한 음악을 틀어놓고

                밀감을 까 먹으며 생각한다

                수행은 무념 무취 무상인데

                오만가지 잡 생각에 사로 잡힌다

                바이올린 선율도 첼로 음률도 좋지만

                갑자기 눈맞은 빨간 꽈리가 생각나서

                검색한 꽈리뭉치를 보고있다

                눈내린 장독대에 빨간 꽈리가 고혹적이다

                누나들과 입에 넣고 꽈리불던 참 좋은시절

                그런 시절도 있었는데

                이런 잡생각이 지금 여유롭고 한가롭다

                11시니 이제 일어나야지

                고양이 세수하고 아점먹고 이빨닦고

                그림 그리러 가야지

                저녁엔 수업도 있는데

                누워서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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