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개꼴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4. 3. 09:29

 




                  개꼴

                   

                  더불어 산다는 일이

                  힘겹고 지루할때가 있다

                  사사건건 딴지를 거는 곁지기와

                  무엇이던지 용서하고 배려해주는

                  모모씨와

                  조롱하듯 외면하는 반대파의 시선을

                  피할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숨어사는 자연인들을 현실 도피자로 몰아세우는

                  자연 친환경자의 독설을

                  반론없이 듣는일도 괴로운 일이다

                  남의 사생활을 두고 쉽게 결론짓고

                  판단하는 것은 오만한 오류이다

                  잘살아 온 것인지

                  잘 살아 낸 것인지 모호한 그 산다는 일이

                  더럽고 치사하다는생각이 들때면

                  느닺없이 이젠 그만 살고싶다는 생각도 들고

                  왜 사는지도 통 모르겠어서 고통스럽다

                  어느 구순이 된 노 시인은

                  하루하루가 새록새록 새롭고 기특 하다는데

                  그 비법이란 것도 대충 알겠는데

                  사람 됨됨이에 따라

                  툴툴털고 그 길로 들어서기가 결코 쉽지 않아서

                  이 모양 이 꼴 인게다

                  하루 하루가 새롭고 고마웠으면 좋겠다

                   

                  물 한바가지 받아놓고 버들 이파리를 띄운다

                  신 발끈을 묶다가 하늘을 올려다 본다

                  봄 바람이 전하는 말에 귀를 기우려 본다

                  시장통에서 기웃기웃하다 아지 한마리

                  사들고 귀환 한다

                  전쟁터에는 부상당한 병사들이 즐비해서

                  나 같은건 드러누울 반에 반평만한 침방도 없으니

                  꼴이 개꼴 인게다

                  <사진출처:무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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