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귀빠진 날의 잡념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11. 15. 10:05

 



                  귀빠진 날의 잡념


                   

                  배아파 날 낳으시고

                  지금도 배 아파하실 오늘

                  엄마는 옛날옛적 사람이시다

                  엊그제 기일 큰집에서 차린 조촐한 젯상을

                  앞에두고 누구도 실상 엄마얘기는 않했다

                  가족 바라지에 평생 목숨바친 아버지 얘기도

                  안했다

                  오늘 이분들이 남겨두고 간 자식들도

                  늙고 병들어 가지만

                  세월 앞에는 장사 없다고

                  내리사랑도 점점 힘이 쇄약해 질테지만

                  내 자식들은 날 어떻게기억할까 궁금하다

                  기일도 기억 못하고 젯상도 없어지고

                  족보도 까맣게 잊어버릴 것 같다는 예감

                  불린미역 들기름에 달달볶아 조선간장으로 간하고

                  냄비에 밥한술 붓고 한그릇 뚝딱 해치운다

                  어머니는 꼭 푸주간에서 쇠고기 한근 끊어다가

                  미역국을 끓여주곤 하셨는데ᆢ

                   

                  생일 끝ᆢ

                  넋두리 끝ᆢ

                  인생은 어차피 혼자왔다 혼자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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