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울게 하소서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6. 12. 24. 00:32

 



                  울게 하소서

                   



                  오늘은 울게해 주소서

                  이유는 묻지말고 그냥 울게 해주소서

                  눈이오든 비가오든 상관말고

                  꽃이지든 바람이 불든 울게만 해주소서

                  얼음장이 깨져 새봄이 오고

                  잎져 가녀린 어깨에 서리내려도

                  나의 계절은 이미 가고 없습니다

                  누굴위해 울겠습니까

                  나를위해 울어야지요

                  그렇게 한바탕 울고 나야

                  비로서 내가 노을속으로 들어가

                  한낱 거룻배의 노라도 되겠지요

                  닿는 포구마다 삐걱삐걱 울고다니며

                  한마리 물새라도 되렵니다

                  그러니 오늘은 그냥

                  지치도록 울게 놔 두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