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색깔
분홍으로 주시오
긴 호흡을 마치고 나서
나는 끝이라는걸 알았다
정성스레 비누거품을 내고
물의 나라에 숨었다
돌기마다 돋는 寒氣가 두려웠다
관절들은 무거웠다
生의 복판에서 운명처럼 스쳐간 이들이 몇이나 될까
여기는 어느포구 어느 배의 갑판인가
나는 그들을 베지 못해서 깊은 생채기를 입었다
인간들은 서로 상처주기위해 태어난 물상같다
분홍으로 주시오
나는 끝내 자존심을 세우지 못했다
다만 물위에 누워 떠있는 달을 바라봤다
달이 땅을 집어 삼길때 진저리를 쳤다
그리고 끝이라고 생각했다
치앙마이는 밀림처럼 추웠다
숨을 죽인채 가만히 물의 나라를 떠 다녔다
단어들이 분별없이 온통 섞여서 말문이 막혔다
달 항아리에서 달이 차오르고 있었다
달을 따서 얼른 가야하오
빨리 분홍 인형으로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