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파문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9. 11. 1. 01:11

 




              파  문


               

              미카엘 수사가 수도원을 빠져나가

              소희와 치맥을 먹고 돌아온 날

              하나님은 그를 용서했다

              서품을 받기위해 십년 넘게 수도원에서 살았지만

              한순간 사랑에 빠져버린 운명이 가여웠다

              수도승이 파계한후 머리를 기르지 못한채 평생 삭발하고

              사는 이유를 묻지 않겠다

              사랑이란 이름의 파문은 하나님의 잔인한 예비고사와 같다

              미카엘 신부님께 전갈이 왔다

              소희가 대서양을 건너 신부님을 보러 온다는 것

              왜ᆢ가슴이 방망이질을 하는 걸까

              사랑은 죽지않고 영원히 살아가는 것인가

              해월스님은 아이가 둘이지만 아직도 머리를 삭발한채 산다

              생계를 위해서 개인 택시를 하면서 식사는 삼천오백원짜리

              자장면을 먹는다

              미카엘 신부님은 밤새 기도를 했다

              소희야 오지마라 제발 오지마라

              자정이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앉아있다

              창밖을 보면서 십년전 끊은 담배가 피고 싶어진다

              신부님은 첫사랑이 생각나고

              파계한 스님은 술 생각이 날께다

              갈 길을 막고 둑을 무너뜨리는 파괴의 신들은 잔인하게

              시험을 해 온다

              파문이 끝은 아니다

              또 다른 세상이 환락과 쾌락의 문으로 유혹하고 있느니

              스님을 파계시킨 여자는 천년 악업을 짓고 스님은

              고해의 바다를 정처없이 떠돈다

              어디까지가 사랑인가

              그 잣대란 없다

              곁에 잠든 사람을 오래 보지마라

              꿈은 죄가 아닐지니

              우리도 남들이 모르는 비밀 하나쯤은 가지고

              사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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