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1. 6. 01:11


 




               

              한식경을 졸다가 바라본 수평선에 노을이 진다

              밀려오는 파도는 알것이다

              내가 너에게로 가고 싶다는 것을

              사랑을 위해 살다가 사랑을 위해 죽는 일을 선택한다

              生이 너무 길다

              지치고 힘들때 마주하는 바다는 두려움을 걷어내고 위로를 준다

              삶이 너무 지루하다

              대구 맑은탕에 눈물 한방울 간 맞추고 소주잔에

              시름 털면 어느새 문밖으로 어둠이 내려 앉는다

              바다의 소리는 마냥 외롭다

              온길 되돌아가야지 하는데 어느새 동이 터 온다

              포구식당에 걸린 녹슨 자물통이 뺨에 걸린 아침햇살 처럼 붉다

              사는게 수행이라는 구다리바바의 잠언이 생각나는

              앞바다 몽돌해변에서 生에 한번쯤은 머물고 싶은 순간들을 추억한다

              인연의 모퉁이 "가라나시"에서 다시 만나기를 소원한다

              시동이 걸리는 경쾌한 발진음과 스타트하는 속도의 쾌감이

              마치 섹스의 맛과 유사하다는 여자는 오래전 섬으로 돌아갔다

              밤새 파도에 부딪히는 몽돌 울음이 그녀를 닮았다

              나는 이새벽 다시 살아나 조금 더 살아보기로 다짐한다

              위대하거나 촌스럽지 않게 그렇게

              조금 더 살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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