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는 너를 신뢰하지 않는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7. 18. 19:37

 

 


나는 너를 신뢰하지 않는다

 


내 앞에서 남을 험담하는 사람을 나는 믿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든
은혜를 준 사람이든 어쨋든
신뢰하지 않는다
남 앞에 가서는 분명히
나를 흉보고 음해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 앞에서 늘 남을 칭찬하고
비호하는 사람을 나는 신뢰한다
남 앞에서도 날 늘 감싸고
칭찬해줄 사람임을 믿기 때문이다

내 앞에서
그렇게 흉을 봐놓고서
실상 당사자가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천연덕스럽게 대하는 걸 보면 놀라서 기함을 한다
손바닥 뒤집듯 변하는 처세술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절친 중에서도
이런 이들이 꽤 있다
내 앞에서 남의 흉을 늘어지게 볼 때
내가 그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소름이 돋을 것이다
나는 너를 간사한 인격체라고
인식한다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

그대가 내 지인이긴 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점찍었다는 걸 알아차렸으면 좋겠다
남을 흉보는 것은
나를 흉보는 일과 다름없이 똑같기 때문이다

업을 쌓으면
업으로 다시 돌아온다
항상 남을 칭찬해야 나도
환영받는 인격체가 된다는 걸 깊이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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